최근 정말 감사하게도 귀인을 만나서
4시간 클래스를 두 번에 걸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법 큰 강의비도 선뜻 선불로 쏴주시고,
전적으로 저를 믿고 맡겨주셔서
저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 1인 지식창업가들 사이에서는
뭐든 빠르게 배우고
바로 입문강의로 아웃풋을 내라는 조언이
은근히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 강의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가장 큰 함정이자 단점을 꼽으라면
(강사도 입문자라면)
뭔가 기초를 꼼꼼히 알려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강의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제시해주기 어렵다는 거겠지요.
제 이번 강의도 YOLOv8을 통한
이미지 인식과 분할 방법인데
실제 현업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최소한의 사례나, 방향이라도 알려주지 않으면
빈 깡통 같은 이론강의가 되어버릴 것 같았어요.
동영상에다 Pose Estimation으로
점과 선만 그어도 신기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알려드리고 싶고요.
그러다 보니 막상 교안보다
(아마도 부록이 될) 실무예제에 쏟는 에너지가
몇 배는 더 커졌네요. 코드도 훨씬 길고요ㅜ
실은 오늘 사전미팅이 있을 예정인데,
이메일로 받은 설문조사를 읽어보니
수강생들 수준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어요.
다들 40~50대이신데다, AI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ㅜㅜㅜ
미리 준비한 커리큘럼을 싹 엎고,
기초 위주로 천천히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그나마 제가 위안삼는 부분은,
이 분들이 흥미를 갖고 더 공부하시다 보면
이걸 어디다 활용하나 궁금한 시점이 올 텐데
그 때가 되면 제가 미리 드리는 예제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거죠.
헛수고가 아니었다고 (애써) 믿고 있어요.
하여튼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생이 중학생 과외하는 거랑,
과학자가 중학생 과외하는 거랑 비교해보면
과학자의 강의가 당장 디테일은 부족할 수 있어도
동기부여나 공부의 방향에 대해서는
훨씬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비싼 돈 받은 값은 해야 할 텐데
강의 자체는 완전입문 기초로 진행하지만
교안의 디테일과 실무예제(부록)에는
온 마음을 쏟아서 보완해야겠다고 다짐해요.
밤을 꼬박 새고 잠시 도서관에 와서
비전 관련한 서적을 읽어보고 있는데
...이런 노력이 더 가취 있기를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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