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말수가 적은 게 강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수가 제일 적은 편에 속했다. 대신 속생각이 많았고, 표현도 잘 하지 못했다. 내 두껍고 무거운 목소리가 싫기도 했고, 나도 내 머릿속이 복잡해서, 타래를 풀어놓기가 쉽지 않았던 때문이기도 했다. 어렸을 때는 컴플렉스에 가까울 만큼, 말을 못하는 게 싫었는데, 나이를 먹고는 나도 모르게(지금은 안다) 이게 상당한 장점이 되어 있었다. 주변에 나 대신 말이 많은 사람이 참 많아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그렇고, 남의 험담이든,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든, 고민이든 뭐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참 많다. 서른 즈음에 깨닫게 된 거지만, 평소 말이 적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어떤 비밀번호 같은 코멘트 몇 마디를 해주면 마음에 쌓아놓은 이야기들을 술술 털어놓는다는 걸 알게 되었..
2020.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