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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살다 보면 또 좋은 날 오겠지

만만한 사람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

by 일코 2020. 12. 12.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보는 유튜버 신사임당의 "킵고잉" 말미에 나오는 구절이다.

상대가 나를 무시하는 상황과 시간을 유리하게 활용하라.

누군가 나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경계한다는 것이다. 물론 강력함을 드러내야 할 순간이 있다. 시간과 환경이 나에게 완전히 우호적일 때다. 압도적으로 강한 위치에 올라 상대가 반격할 의지조차 품지 못했을 때는 강인함을 드러내도 좋다.
타인 앞에서는 만만하게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치열한 사람이 성공한다. 얼음으로 세운 성은 겨울에는 화려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봄이 오면 녹아 없어진다. 얼음성 옆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며 단단한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강인함은 중요하지 않다. 마음을 강하게 다질 때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드러낸다. (킵고잉 p.198 전후)

요즘은 누군가 아삭아삭 씹어서 삼키기 좋게 다져놓은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어떤 면에서는 효율적이기도 하다. 깊은 사고와 고민보다는 빠른 적응과 학습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생각하게 된다. 삶도 애자일해진다. 정부 기조는 수시로 변하는 것 같고, 이제는 서민도 빚내서 주식을 무조건 사야 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유튜브에서 10분이면 삶의 정수도, 돈 버는 방법도 알려준다.

내가 취준생이던 시절에는 "고전을 두고두고 많이 읽으라"는 조언이 정말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 때도 힘든 시기라고들 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시간이 있었다. 당시에는 정말 고전도 고전이었지만, 알랭드보통이나 프루스트, 조지오웰, 도스토예프스키, 이지성, 박웅현 가리지 않고 유행한다는 책들은 정말 대부분 읽으려고 해보았다. 그리고 읽고 사고할 시간이 있었다.

원래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사고의 흐름대로 썰을 풀어놓다 보니 이상하게 이야기가 샜다. 하여튼, 킵고잉을 벌써 몇 번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벼운 말투로 덤덤하게 써놓았지만 내 삶을 거울처럼 비춰보면서 생각거리를 많이 준다. 요즘 업무적으로 스트레스가 좀 있었는데 우문현답을 찾은 느낌이다.

그리고 요즘, 업무 외적으로 인풋을 많이 집어넣다 보니까 이제는 소정의 아웃풋이 좀 튀어나와줬으면 하는 욕심도 커진다. 아직 이르다. 진정하자;;;


킵고잉 written by 신사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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